석근쓰
20230324 일본여행 2일차

2일차 오전. 아침에 일어나니 웬일인지 날이 조금 개어서 비가 오지도 않고 하늘이 파랬어요. 예보상 오후에는 비가 올거라고 해서 다시 흩뿌리기 전에 1일차에 못갔던 노점에 가기로 결정하고 얼른 준비하고 나가기로 합니다. 나가보니 비가 와서 흐릴 땐 전체가 보이지 않던 스카이트리가 다 보여서 너무 반갑고 좋았어요.

 

모자이크하기 귀찮을 정도로 사람 많은 카미나리몬 앞

그리고 정말 놀랄 만큼 사람이 많았던 카미나리몬과 나카미세도리. 금요일 저녁 8시에 홍대거리 간 것 처럼 사람이 많았어요. 아무 생각 없이 걸어다니다간 애들은 엄마 잃어버릴 것 같은 인구밀도였음. 인터넷 포스팅에서 봤던 유명한 가게들도 많았고 작정하고 기념품만 모아 둔 가게도 많았어요. 사람이 너무너무 많아서 가게 찍은 사진은 별로 없네요. 

 

이것도 내가먹은 사진이 없다 손이 부족했음

그리고 이때 먹은 야키당고. 미타라시양념이었는데 정말 맛있었음! 국내에서 먹는 당고보다 떡 자체가 성기다고 할까, 쫀득하면서도 너무 질기지 않아서 좋았어요. 저는 감주와 같이 먹었는데 마음에 들더라구요. 사진을 보니 또 먹고싶어짐...

 

그리고 전날 너무 늦게 가서 못산 오마모리도 샀어요. 업무가 잘 풀리는 부적과 관계에 효과가 있는 부적을 샀습니다. 얼마나 효과가 있든간에 기념품으로 좋으니까요. 옛날에 친구에게 선물받은 오마모리가 때가 타서 줄이 갈색이 되고 늘어날 때 까지 들고다니고 있는데 이것도 오래오래 들고다니고 싶네요. 추억이 담긴 기념품이란 좋구나...

 

그리고 사람이 복작복작한 아사쿠사에서 잠시 벗어나 시부야로 이동합니다. 곳곳에 벚꽃과 함께 환경이 잘 조성된, 앉을 수 있는 휴식공간이 많아서 역시 마음에 들었어요. 비가 와서 앉을만한 상태는 아니었지만 날이 좋았다면 잠시 앉아서 쉬어가는 것도 좋았을 것 같아요.

 

대체 왜...?냐는 소리가 나올만큼 커다란 무인양품과 포켓몬센터에 봉인된 뮤츠

이 사진을 찍을때까지만해도 몰랐던 점이 하나 있는데, 일본에 무인양품과 포켓몬 스토어가 어마무시하게 많다는 거예요. 저 이후로 난 얼마나 많은 무인양품과 포켓몬스토어를 봤는지 모른다... 나중에 직장 동료에게 들어보니 일본에서 이미 유니클로와 같은 브랜드는 옛날 느낌이고 무인양품이 비교적 대세라고 하더군요...

 

캐릭터상품을 정말 잘 뽑는 포켓몬 IP... 국내 스토어도 만만치않게 큰데 일본에 오니까 사람도 많고 굿즈도 정말 많아서 놀랐어요.
저 파비코 인형이 어마무시하게 부드러웠는데 결국 안삼. 저는 포켓몬 게임을 열심히 하지 않아서 스위치도 팔아버렸으니까 말이죠... 그만한 애정이 없다고 생각하고 안샀는데 사실 해파리 인형보다는 후회 안됨(ㅋㅋ). 우르 양말도 귀여워서 살까 잠깐 고민했는데, 제가 캐릭터양말을 안신기도 하고 솔직히 양말 굿즈 가격은 너무 비싸서 마음이 떠버리더라구요.

 

그리고 충격적일 만큼 귀여웠던 닌텐도 스토어 동물의 숲 굿즈존. 동물의 숲은 원래도 굿즈를 예쁘게 잘 뽑았지만, 모동숲 들어서 도가 텄다는 느낌이 드네요.

개인적으로 캐릭터 굿즈는 엄청 튀기 때문에 나중에 질리거나 안들고 다니게 되어서 잘 안 사는 편인데 색감도 촌스럽지 않고 활용도도 좋고, 게임 잘 모르는 사람이 봐도 귀엽고 예뻐보일만큼 잘 뽑아서 눈이 돌아가버릴 뻔 했어요. 특히 저 왼쪽 사진에 보이는 커피 그라인더가 미칠 듯이 예뻤음. 집에 누가 찾아오지 않는 이상 커피를 내려마시지 않을 것 같아서 일부러 안샀지만...

 

동물의 숲 굿즈존의 어디를 돌아다녀도 충격의 연속이었음... 충격과 충격... 스플래툰 굿즈도 정말 예뻤는데 개인적으로 집 꾸밀 수 있는 게임에서 이렇게 인게임 디자인과 맞춘 생활용품 굿즈가 많다는 거 정말 어느 독한사람이 굿즈 기획했는지 상 주고 싶어요.

 

PARCO에서 팝마트도 구경하고 나가노 마켓에 가는 길에 로리타 패션 테마 샵도 발견했어요. 예뻐서 사진을 찍었는데 맞은편에 나가노 마켓이 있어서 네온사인 농담곰이 비쳐 보이는게 킬링포인트네요.

 

2일차에서는 여기서 제일 광기에 차있었던게 아닌가... 이번 여헹에서 꼭 가보고 싶은 장소중 하나였는데 말레이곰 동전지갑도 뽑고, 티슈 케이스도 사고 즐거웠어요.
경품 쿠지도 할까 고민했었는데 맘에들지 않는 상품이 나오면 그걸 감당할 자신이 없어서 포기. 좀 더 실용적이고 더 많은 굿즈가 있었으면 더 집었을 것 같은데 애매하게 제 기준에서 아웃인 물건들이 많아서 약간 아쉬웠네요. 나는 농담곰 파인데 치이카와 굿즈가 너무 많았음. 저때 뽑은 치이카와(그거 사실은 우사기입니다 제가 그냥 뭉뚱그려서 부름) 동전지갑은 쌍검상에게 떠넘기기까지 함.
난 아직 농담곰이 모잘라. 나중에 일본에 가면 또 나가노 스토어를 찾아가겠어.

 

그래도 이 유부주머니는 사야했던걸지도 모른다.

 

앵글을 보니 쌍검상이 찍으셨군요.

2일차의 점심은 오므라이스. 어쩐지 이틀 내내 양식을 먹고 있는 상태입니다. 원래는 라멘을 먹으려고 했는데 이치란 라멘이 체인이고 여기저기 많은데도 맛있어서 어딜 언제 가든 대기가 40분~1시간씩 있더라구요? 새벽에 가야 대기가 없단 말을 뒤늦게 접하고 충격을 받았어요.

점심메뉴를 찾아서 여기저기 돌아다니다가 겨우 들어온 오므라이스집. 새삼 돌이켜보면 일본 길거리에서 외식할만한 메뉴가 오므라이스, 돈까스(규카츠 및 햄버그), 라멘, 카이센동 말곤 없는 것 같아요. 스프로 미소시루를 준다는 점이 참 일본다웠음. 제 오므라이스는 돈까스가 올라간 메뉴였고, M사이즈로 주문하는 바람에 먹다 죽을 뻔 했지만 맛은 나쁘지 않았어요. 다만 쌍검상이 저 토로로 명란을 굉장히 괴로워하셨던 기억이 남. 이 일로 토로로가 참마라는 사실을 알았다... 이 어휘는 평생 못잊을듯.

 

어찌저찌 식사를 끝내고 LOFT로 이동. 무슨 유행인지 한국어가 보여서 깜짝 놀라 찍었어요. 팝한 디자인이 귀여웠지만 일본까지 와서 한국어 굿즈를 사고싶진 않았음. 

 

이 술은 사면 숙소에서 다 마시든가, 집에 모셔두고 안마시든가 할 것 같아서 결국 안샀네요. 안전하게 들고 귀국할 자신도 없었고... 딱히 후회하진 않음. 병 디자인이 다양하고 귀여워서 인상깊었어요. 선물용으로 참 좋단 느낌.  

LOFT는 문구류와 악세서리도 많이 팔지만 윗층에 올라오면 차나 드립백, 각종 그릇이나 잔 같은 것도 많아서 구경하는 재미가 있었어요. 대나무로 된 도시락통과 만두모양 파우치가 미친 듯이 귀여웠는데, 역시 쓸 일 없을 것 같아서 보내줌.

 

윗층으로 올라가면 캐릭터 관련 굿즈샵이 있었는데 너무 귀여워서 여기서도 약간 미쳐있었음. 이 캐릭터 브랜드 굿즈가 비비드하면서도 정말 예뻐서 구경하는 재미가 있었어요. 토마토마켓이라는 이름을 사진에서 발견해서 계정과 관련 웹사이트를 찾았기에 남겨둡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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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같은 층에서 제가 제일 미쳐있었던 울프군 존... 저 커다란 울프군 인형이 정말 갖고싶었는데, 저것도 역시 가져올 자신이 없었고 비싸서 포기. 너무 바보같고 귀여워서 한참 쳐다보고 서성거렸던 기억이 나네요. 저 커다란 울프군 인형을 사면 친구 인증서를 준다고 써있음.

여기서 거의 반쯤 미쳐서 바보같이 생긴 토끼 스티커를 거의 네장 샀어요. 진짜 미친듯이 귀여웠다. 단순하게 생겼지만 특징적이고 매력있는 디자인이란 뭘까, 고찰하게 되네요. 너무 반짝반짝해도 애매하고, 심플하게 가도 호감사지 못하는 캐릭터들이 분명 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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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여기서 살짝 미쳐있었어서 제가 찍은 사진이 별로 없네요.

그리고 어딜 가든 있는 서브컬쳐 장르존... 어딜 가든 주x회전, 도리x, 보컬로이드가 있었다...

 

2일차 저녁에는 이런 곳에 이자카야가 있었다고? 싶은 곳에 있는 소바집에 갔어요.

저녁은 꼭 일식을 먹자, 이자카야에 가자는 이야기를 해서 열심히 찾아봤는데 가는 곳마다 만석이거나 일찍 영업을 끝내더라구요. 일본의 특징인건지 가게란 가게는 다 좁아서 바 자리밖에 없거나, 앉을 자리가 있으면 사람이 꽉꽉 들어차있고 예약을 해야만 갈 수 있는 수준이었어서 많이 당황했었어요.
그렇게 헤메고 다니다 몸이 피로해서 일단 숙소에 가서 쉬면서 찾은 가게였는데, 너무너무 마음에 들어서 큰 행운이었던 것 같아요. 사람도 거의 없고, 음식도 맛있었음.

 

제가 먹은건 오리소바였는데, 소바같은 음식에 따뜻한 국물을 넣고 오리를 넣어서 먹는다는게 처음에는 상상이 잘 안갔는데 생각보다 맛있어서 신나게 잘 먹었어요. 가게 주인인 아저씨께서 상당히 과묵하셔서 당황했는데 주문을 하면 묵묵하게 정성들여 만들어주시는게 캐릭터같고 재미있었네요.

 

제 입에는 너무 강했던 두부미소절임과... 이름을 까먹었지만 일본주. 깔끔하고 맛있었어요. 사진을 보고있으면 한번 더 가고싶다는 생각이 간절히 드네요. 바 자리였지만 조용하며 편했고, 가게 내부도 깨끗해서 한국에서도 찾기 어려운 멋진 가게였어요.

 

살구 과실주도 주문해서 마셨고, 나중엔 매실주도 마셨는데 과실주들도 전체적으로 정말 맛있고 깔끔해서 좋았어요. 특히 살구는 술 향도 별로 안나는데 달달하고 맛있어서 병째로 들고가고 싶었어요. 실제로 나중에 한 병 마련하고 싶어서 병도 찍어둠. 저 귀여운 병이 살구주고 오른쪽에 있는게 와인 베이스 매실주입니다.

주인분께서 과묵하다는 리뷰가 제법 있었는데, 리뷰 그대로 엄청 과묵하고 무뚝뚝한 장인 스타일이셔서 사케 중에서 비교적 단 맛이 나는건 없는지 물어봤을때 당황해서 대답해주시는게 솔직히 조금 재밌었어요 ㅋㅋ 곤란하게 하고싶어서 물어본건 아니지만요.

 

앉은 자리 맞은편 벽에 고독한 미식가에 나오는 것처럼 오늘의 메뉴가 써붙어 있었는데, 이왕 온 가게에서 오늘의 메뉴를 주문해보지 않으면 아쉽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 열심히 더듬더듬 읽었어요. 
메뉴판도, 오늘의 메뉴도 다 붓글씨로 적혀있었고 고유명사가 많아서 파파고가 맥을 못추는지라 부족한 일본어로 겨우겨우 알아봤어요. 이젠 기억이 많이 날아가서 돼지샤브폰즈와 닭날개 소금구이만 머리에 남았네요. 주인분을 조심스럽게 불러서 테바사키...데스네?? 하고 내가 읽은게 맞는지 확인하는게 재미있었음. 

요리 하나를 주문하면 나올 때 까지 제법 시간이 걸리는데 주문이 들어올때마다 직접 만드는 느낌이 나서 기다리는 것도 즐거웠어요. 간이 너무 싱겁거나 짜지도 않고 적당히 짭짤하면서 바삭하게 맛있어서 나올 때 까지 기분이 좋았네요.

나중에 이만큼 좋은 이자카야를 또 찾을 수 있을까? 나중에 도쿄 근처로 한번 더 가게된다면 저곳을 방문하기 위해서 아사쿠사에 한번 더 가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할 정도로 좋은 가게였어요. 둘이서 총 합계 7천엔이 넘게 썼는데 전혀 후회되지 않아요. 너무 유명해지면 질투가 날만큼 마음에 듭니다.

 

いちかわ · 2 Chome-14-9 Kaminarimon, Taito City, Tokyo 111-0034 일본

★★★★☆ · 소바 전문점

www.google.com

 

배부르고 행복하게 돌아와서 야식으로 당고와 푸딩, 그리고 음료(뭐였지?). 충분히 배부르고 맛있게 먹었지만 오늘도 편의점 야식은 먹고싶으니까요. 일본에서 매일밤 빼놓지 않고 푸딩을 먹었는데, 제 베스트는 레트로 푸딩>져지우유 푸딩>야끼푸딩입니다. 

이자카야가 정말이지 너무 마음에 들어서 행복하게 마무리한 2일차였어요. 늦은 시간 이러고 있으니 또 술이 마시고 싶네요. 저 술의 구매처를 찾아볼까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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