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날의 실수를 딛고 그 다음날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다시 쿠키를 굽기 시작했어요.
저번 반죽은 손을 쓰지 않았는데, 이번 반죽은 손을 빡빡 씻고 찬물에 잘 식혀서 깔끔하게 마감했어요. 니트릴 재질로 된 붙는 장갑이었으면 쓸만했을 것 같은데, 집에 비닐장갑뿐이라 다 들러붙고 반죽 안으로 빨려들어가려고 해서 못쓰겠더라구요.
이번에는 만든 반죽을 둘로 나누어서 하나는 일반 버터쿠키, 하나는 녹차 가루를 듬뿍 넣어서 녹차 버터쿠키로 만들었어요. 쿠키 반죽 숙성은 최대 24시간을 넘기지 않도록 주의하면서 냉장고에 넣어둡니다.
첫 실패를 겪고 나니 빠트린 재료 없이, 적당한 두께로 도톰하게 잘 찍힌 반죽. 표면도 매끄럽고 왠지 잘 될 것만 같은 예감이 들었어요. 팬에 종이호일을 깔고, 틀에 찍어낸 반죽들을 팬닝할 때 가장 기분이 좋아요. 줄 맞춰 잘 올려두면 아기자기 귀엽고, 기대감도 들잖아요.
완성된 두번째 쿠키. 집의 조명 탓도 있지만 생각보다 연한 컬러라서 아쉽긴 해도, 가루처럼 부스러지거나 모양이 퍼지지 않아서 만족스러워요. 자세히 보면 약간 갈라진 느낌이 있는데, 슈가 파우더가 없어서 일반 설탕을 넣어 그런 것 같다고 추측중이에요.
그리고 남은 버터 반죽을 활용해 녹차 반죽에 응용한 체크 쿠키.
원래 체크 쿠키는 반죽을 길고 납닥하게 뽑아서 자르는게 일반적인데, 처음이고 해서 그럴 생각을 못하고 네모낳게 자른다음 4등분해서 짜맞췄어요...^^...ㅠ... 뒤늦게 반죽끼리 갈라지고 떨어질까봐 겉표면을 계란 흰자로 코팅했어요.
계란 흰자로 코팅한 바람에 과하게 노릇노릇해진 쿠키ㅋㅋㅋ... 살짝 아쉽긴 해도 아기자기하고 귀여웠어요. 계란 흰자는 빵 구울때나 써야지... 이것도 맛 자체는 나쁘지 않았어요. 이 뒤에 만든 반죽들은 전반적으로 성공적인 느낌.
녹차 반죽들은 클로버 틀에 찍는게 제일 귀여운 것 같아서, 버터 반죽과 적당히 마블링되게 섞어서 클로버 쿠키를 대량생산했어요. 이렇게 많은 쿠키를 주말 이틀동안 구웠네요.
물론 이렇게 많은 쿠키를 만들었는데, 제가 다 먹으면 옆으로 2m가 될게 뻔하니 망한 거 몇개만 남기고 싸그리 포장해서 회사 사람들과 나눠먹고 지인 선물로 드렸어요. 회사 사람들 반응도 굉장히 좋았고, 저도 기분이 좋았습니다...! 특히 사진으로는 없지만 만들기 미치도록 까다로웠던 솔티캬라멜 버터크림을 샌드한 쿠키가 제일 인기폭발이었어요.
한번 베이킹을 하고 나면 주방이 남아나질 않으니 한동안은 또 쉴 것 같지만, 다음에 또 다른 메뉴를 만들게 되면 주변에 나눔할 것 같아요. 다음 목표는 마들렌입니다 ^_^)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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