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근쓰
20221029 치밥

이번주 금요일, 슬슬 야근일정도 끝나간다는 기쁨과 드디어 주말이라는 뽕에 취해 밤에 치킨을 주문하고 말았어요.
본가에 있을 땐 부모님이 좋아하시기도 하고, 제 입에도 맞아서 주로 노X통닭에서 순살치킨을 사 먹었기 때문에 오랜만에 그 맛이 먹고싶단 생각에 같은걸 주문했죠.

그때부터 알았어야 하는데... 내가 연달아 토요일 점심도, 저녁도 치킨을 먹게 될거라는 걸...

 

네이버에 검색해서 본 '치킨 맛있게 보관하기' 팁에서 랩으로 한번 싸서 보관하면 수분이 날아가는걸 막아줘서 덜 퍽퍽해진다는걸 실천한 모습이에요. 불쌍하고 구차해진 치킨. 남은 치킨 양은 너무 많은데, 그게 다 들어갈만한 뚜껑 달린 용기가 없어서 레인지용 밥 보관용기에 구겨넣어진 치킨을 꺼냈어요.

 

그리고 가위로 무자비하게 죽여줍니다. 치킨은 왜 이렇게 갈기갈기 찢어놔도 맛있게 찍힐까?
아무튼, 가라아게 만들 때도 있었던 일인데 저렇게 잘라놓고 또 조각이 너무 커보여서 나중에 더 잘랐어요.

 

인터넷에 검색해보면 치밥 레시피는 다양하더라구요. 어쩐지 기업이 의뢰해서 포스팅했을 것 같은 '치밥으로 만들어 먹어도 맛있는 ○○치킨의 어쩌구저쩌구치킨'같은 글도 있고 데리야끼맛, 계란 넣고 볶은 유형, 양념치킨에 간을 더 한 유형, 양념을 진하게 넣고 볶아 볶음밥에 따로 얹는 유형 등 여러가지였어요.

저는 금요일의 업보로 토요일 점심에도 치킨을 먹었기 때문에 데리야끼보단 매콤한게 먹고싶어서 양념치킨에 이것저것 넣고 간을 하기로 했어요. 중간에 변심해서 계란을 넣고 볶을까 했는데, 야근하느라 못먹을테니 그냥 사지 말잔 생각으로 식재를 안사놔서 집에 계란이 없었음. 그래서 일단 간단하게 기름에 파와 마늘을 넣고 볶아줬어요. 모든 볶음밥의 기초!

 

그리고 갈기갈기 죽여버린 양념치킨을 넣고 볶았습니다. 이것조차도 사진이 꽤 맛집처럼 나오네요. 

차게 식었던 양념치킨이 따뜻해질 때 즈음 밥을 넣고 섞어줬어요. 치킨만 있을 때에는 싱거워보이지 않았는데, 밥을 넣으니 갑자기 싱거워 보여서 굴소스 한스푼과 약간 매콤한 맛을 더해줄 불닭소스를 반스푼 넣었어요. 매운걸 잘 먹기도 하고 불닭소스를 좋아해서 요리가 마음에 안 들 땐 마법의 소스처럼 넣곤 해요.

 

그리고 얼그레이 하이볼과 함께 맛있게 먹었습니다! 

이번에 잭다니엘 허니로 얼그레이 하이볼 만드는 최적의 비율을 찾아내서 정말 맛있게 먹었어요. 치밥 맛도 나쁘지 않았구요. 치킨 처치하느라 약간 괴로웠지만 술이 맛있었기 때문에 만족스러운 저녁을 먹었습니다.

냉장고에 남은 치킨 : 순살 4조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