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근쓰
20230105 쇼핑, 메탈펜촉

그동안 복지비가 들어온 김에 또 돈을 많이 썼어요. 사실 취미용품보단 생활에 필요하지만, 아...없어도 참을만 한데? 싶어서 참았던 물건들을 사모았어요. 

근 몇달들어서 없어도 괜찮을 것 같다고 미루고 미루던 물건을 사면, 이 좋은걸 대체 왜 안샀을까 싶은 마음이 들었던 적이 많아서요. 큰 돈 드는게 아니면 여유 있을때 부담없이 사기로 마음을 정했어요. 필요하다고 느낀 데에는 이유가 있는데 왜 자꾸 제 마음을 무시하는지 모르겠어요.

오늘 일기에서는 요 며칠간 지른 물건들을 소개하면서 되짚어볼까 해요.

납작하게 생긴 프라이팬 덮개. 사실 그렇게까지 마음에 드는 디자인은 아니지만, 사고 싶다고 생각한 결정적인 이유는 집에 냄비 뚜껑으로 쓸만한게 하나뿐이기 때문이에요.

하나로도 충분할 것 같지만, 프라이팬과 동시에 사용해야 할 때에는 둘 중 하나가 부엌 벽을 더럽히게 되고... 집에 있는 뚜껑이 프라이팬에는 무난하게 맞는 넓이인데 냄비보다는 크고, 애매하게 안맞으니까 뚜껑 안쪽에 맺힌 물이 뚜껑을 타고 내려와 전기 하이라이트 밑으로 떨어지는게 불편하더라구요.

뜨거울대로 뜨거워진 냄비와 하이라이트 사이에 물이 들어가면 치이익 소리를 내면서 손상이 되어서 나중에 닦기도 힘들고 보기 안좋게 자국이 남아요. 이미 자국이 많이 남아 마음이 아프지만, 이런 일 생길 때마다 치이익 소리를 애써 무시해가면서 냄비 쓰기가 싫어서 하나 구매했어요. 평평하고 증기가 잘 빠지는 디자인이라 같은 문제는 없을 것 같아 기대중이에요.

 

세로로도, 가로로도 걸 수 있는 바지걸이와 향균압축팩.

옷장에 이미 바지 거는 용도로 디자인된 옷걸이가 있긴 하지만, 온갖 바지마다 반으로 접어서 가로로 쭈욱 걸어두니 부피가 너무 커져서 장만했어요. 바지가 차지하는 공간을 줄이고, 옷장에 개어 넣어두었던 계절 지난 이불을 압축팩에 넣어 침대 밑으로 빼려고 압축팩도 같이 구매했어요.

옷장에 옷을 넣을만한 서랍이 모자라서 옷걸이에 걸기 애매한 옷들(잘못 걸면 늘어나는 니트라든가)이나 가방, 의류 소품(귀도리나 외투에 걸어 허리 묶는 그 끈들)을 둘 곳이 없어 늘 옷장 안쪽 바닥에 나열해놨었어요. 그런데 그 옷장 구조상 한 칸의 높이가 미묘하게 낮아서 걸어둔 옷과 자꾸 엉기고 쓸려서 모양이 흐트러지고 흘러내리는게 보기 안좋더라구요.

두가지 제품으로 옷장을 싹 정리해서 빈칸을 만들고 다음 제품을 사서 공간을 나눴어요. 

 

구매할 당시에 마침 1+1을 해서 신나게 주문한 물건. 슬라이딩이라고는 하지만, 생각보다 슬라이딩이 잘 되는 느낌은 아니었어요. 레일의 ㄹ자만 마련해놓고 자 이제 밀고 빼는건 네가 해. 같은 느낌으로 구색만 갖췄음. 위에 올라가는 물건이 무거우면 밑에 있는 박스를 당길 때 같이 나와요. 규격도 아주 딱 떨어지는 깔끔함은 없지만, 가격에 비해서는 괜찮아요.

바지걸이는 겨울바지를 여러 장 걸었더니 두툼해져서, 결론적으로 공간을 아주 많이 만들어준 건 아니었지만 그 전보다 훨씬 공간이 정돈되어보여서 좋았어요. 정리된 옷장 안에 저걸 특대 하나, 중형 두개를 올려서 니트나 소품을 넣고, 맨 밑 특대칸에는 작은 가방들을 넣었어요. 옷장 안에서 굴러다니지 않아 행복해요.

 

그리고 또 또 수납용품. 벽걸이 리모컨 정리함과 칫솔 양치컵 걸이예요.

이것도 솔직히 없어도 괜찮다는 생각으로 미뤄왔는데, 에어컨 리모컨과 빔 프로젝터 리모컨을 자꾸 책상 어디쯤에 올려놓게 되더라구요. 책상 위에 물건이 많아지니 점점 복잡해지고, 거슬리면 다른데 올리고, 또 다른데에 올려놓고 반복하다보니 확실하게 자리를 정해두는게 좋겠다 싶었어요.

칫솔걸이도 원래 컵을 사용하고 있었는데, 물이 빠지는 모양이 아니라서 위생상으로 별로 좋지 않았어요. 그리고 혀 닦는 브러쉬(이름이 기억이 안나요)와 어금니용 칫솔, 치약까지 같이 꽂아두니 모양새도 복잡했고, 거울 앞에 클렌징 폼과 손 세정제, 헤어 에센스 같은걸 점점 많이 올려두게 되면서 난잡해지는게 싫었어요.

구강용품과 클렌징 폼을 저쪽에 싹 걸어두고, 손세정제와 헤어 에센스만 남겨두고 정리하니 말끔해서 좋았답니다.

 

그리고 잠옷. 집에 동절기용 잠옷이 한벌밖에 없어서 여름에 입는 얇은 실크 잠옷을 번갈아 입고있는데요, 겨울이 되니까 손이 시렵더라구요. 추위를 별로 안 타는 편이고 집이 따끈따끈하지 않고 조금 서늘해도 쾌적해하는 편이라 일부러 난방을 약하게 트는데, 실크 잠옷은 천이 차갑게 식어서 그런지 이불 속에 누우면 추워서 떨고 있음.

직장을 다니면서 매일매일 빨래하기도 힘들고, 동절기용 잠옷도 조금 오래된 잠옷이라 보풀이 일어나고 흐물흐물해져서 심플한 투피스를 하나 먼저 주문하고, 원피스 형태의 파자마를 하나 더 주문했어요.

원피스 파자마를 주문한 데에도 이유가 있는데, 잠옷 등에 들어가는 '바지 고무줄'이 복부에 주는 압박이 상당하다는 사실을 아시나요? 예전에 인터넷에서 관련된 글을 보고(+잘 때 나체로 자면 건강에 좋다고 했음) 호기심에 골반 양쪽 끝 뼈 위에 주먹을 쥐어 넣고 바지 고무줄을 배로부터 띄우고 숨쉬어 본 적이 있어요. 그 때 배가 정말 편했어서 깜짝 놀랐어요. 그 기억이 정말 선명하게 남았어서 가끔은 저런 파자마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그리고 최근에 올렸던 포스팅에서 얘기했듯이, 최근에 주문한 도시락이 양은 적은데에 비해 칼로리가 애매하게 높은게 마음에 안들어서 주말 특식용으로 남겨두고 샐러드를 주문했어요.

한동안 살이 좀 빠진다 싶더라니 다시 찌고 있고, 호르몬 영향을 받으면서 식욕이 폭발하는 바람에 탄력 받은 것 처럼 간식도 먹고 밤에도 도시락을 까먹고 있기 때문에 철저하게 관리하는게 좋겠다 싶었어요. 미용적인 이유도 있지만, 이 이상 살이 붙으면 몸이 무겁고 더 피곤해질 것 같아서 병 나기 전에 꼭 관리해야 해요.

 

솔직히 처음에는 이렇게 보틀에 담겨져오는 샐러드를 주문하고 싶진 않았어요. 플라스틱 쓰레기가 너무 많이 나온다는 점이 마음에 걸리잖아요. 하지만 한참 잘 생각해 봤는데, 냉동 도시락 먹고 나오는 플라스틱 식기와 쓰레기나... 보틀 샐러드 먹고 나오는 쓰레기나 거기서 거기일 것 같더라구요. 

직장에 다니는 사람이 혼자서 꾸준히 야채와 재료를 사서 신선하게 조리한 샐러드를 챙겨서 출퇴근하는 건 무리가 있죠. 아무리 많이 만들어서 보관해둔다고 하더라도, 야채 보관 기간이 그리 길지 않기도 하고, 조리할 때 음식물 쓰레기도 너무 많이 나오고, 그때그때 필요한 만큼 장봐서 만들면 은근 금전적인 손해가 크니까요.

회사 근처에 아침에도 여는 샐러드 가게가 없고, 점심에 배달로 샐러드를 주문해 먹어도 일회용품은 똑같이 나오지만 가격은 훨씬 비싸죠. 솔직히 보틀인걸 고려해도 환경오염 문제는 거기서 거기고 싼게 저한테는 더 좋을 것 같아서 그냥 보틀 샐러드를 선택했어요.

 

그리고 저 업체에서도 환경오염을 고려해 일회용 스푼, 포크를 동봉하지 않고 있다고 해서 저도 일회용품 대신 들고다니면서 쓸 식기를 구매했어요. 어차피 비슷한 수준으로 쓰레기가 나올거라면, 일회용품 사용을 조금이라도 줄이는게 마음의 짐을 덜 수 있겠죠.

수저통세트가 배송 도착하고, 한번 닦으면서 '사람은 일회용품을 통해 정말 편하게 살아왔구나'라는 생각을 했어요. 간단하게 뜯어서 쓰고 버리면 참 편하죠. 굳이 세제까지 써 가면서 설거지하지 않아도 되고. 하지만 좀 더 환경을 생각한다면 귀찮고 불편한건 감수해야한다는 느낌이 확실하게 들었어요.

 

샐러드와 함께 제 건강 관리를 도와줄 단백질 쉐이크도 샀어요. 이건 전에도 주문해서 먹던 제품이라 별 망설임 없이 구매했어요.

다양한 맛이 있고, 매일유업 아몬드브리즈 프로틴 한 팩을 보틀에 까 넣고 두 스푼 털어넣으면 양이 딱 맞아서 편하게 먹고있어요. 비슷한 단백질 쉐이크나 식사 대체 음료를 몇가지 먹어봤었는데, 그리밀이 가장 먹을만하고 좋았어요.

처음에 곡물맛을 먹다가 두번째에는 고구마맛을 주문했었는데, 이게 맛은 있지만 생각보다 은근 질려서 다시 곡물맛으로 주문했어요.

 

그리고 텀블러! 한참 고민하다 700ml짜리로 구매했어요. 700ml치고는 생각한 것 보다는 크기가 크지 않아요. 하지만 보기보다 음료가 정말 많이 들어간다는 느낌이 남. 휴대할 생각으로 산 건 아니고, 회사에 두고두고 쓸거예요.

텀블러를 구매한 이유는, 회사에서 사내카페를 이용하면서 음료수를 너무 많이 마시고 물은 마시질 않아서 어떻게든 수분섭취량을 늘리고 싶어서였어요. 아침에 커피 마시고, 점심에 졸리니까 라떼 마시고, 입 심심하니까, 쉬고싶으니까 또 잠깐 카페테리아 가서 아이스티 마시고 있으니 물 아닌 음료로 물배만 차고 있어요.

잘 생각해보면 각 음료들은 목이 말라서 마시는게 아니라, 입이 심심하거나 졸려서 마시는거고 막상 정말로 물을 마셨을 때에는 '아, 나 목말랐구나'라는 생각이 들 때가 많았어요. 크게 한 잔 따라서 마셨는데 목이 더 텁텁한 느낌.

스트로우는 실리콘 재질로 만들어져, 세로로 쭉 갈라져있어요. 손으로 펼쳐서 내부를 닦을 수 있고 동그랗게 말아서 컵 뚜껑에 걸 수 있어 좋았어요. 물컹한 스트로우가 은근히 식감(...?)이 오묘했지만 물이 새지도 않고 나쁘지 않았어요.

오늘 회사에 두고 사용한 결과 생각보다 물을 정말 많이 마실 수 있었어서 만족스러워요. 보온, 보냉도 잘 되어서 아주 만족스러운 구매였어요.

 


 

마지막으로 펜촉. 이미 잘 쓰고있는 필름과 펜촉이 있어서, 추가로 다른 종류를 살 생각은 전혀 없었는데 사람 일은 모르더라구요.

기존에 쓰던 펜촉이 구매한지 두 달, 안 쓴 날도 많으니 실질적으로 한달정도 사용한건데 한쪽으로만 마모된건지 대놓고 긁히는 소리를 내면서 필름을 긁었어요. 솔직히 제가 몇달 내내 매일매일 사용한 것도 아니고, 솔직히 반영구적이라는 것 때문에 산 제품은 아니지만, '반영구'를 강조하며 판매하는 제품이 이런 식으로 빨리 스크래치를 내는게 너무 당황스러워서 제조사 홈페이지에 문의했어요.

 

글자 대놓고 보임ㅠㅜ

뒤늦게 리뷰를 찾아보니 이런 후기가 은근히 적지 않았어서 많이 씁쓸했어요. 문의 과정에서 사진 볼 수 있냐고 하셔서 쓰레기통을 뒤져서 이미 떼어낸 필름을 꺼내 사진을 찍음 ㅠㅠ. 이 과정을 이해는 하지만, 그리 유쾌하진 않았네요. 하지만 상담사분은 정말로 정말정말로 친절하셨어요.

 

대단한 보상을 바라고 문의한건 아니고, 너무 당황해서 이게 맞나요ㅠㅠ? 싶은 심정으로 문의한건데 새 제품으로 다시 보내주신다고 하셨고, 배송이 정말 놀랄 만큼 빠르게 와서 신기했어요. 새로 받은 제품을 다시 사용해봤을 때에는 아무 문제 없었지만, 문의 답변을 보아 그렇다고 하니... 조심조심 사용해보기로 했어요.

 

그리고 새 제품으로 교체해주시겠다는 답변을 받기 전, 혹시 대체가 될만한 다른 펜촉은 없나?하는 마음에 한참 찾아다니다가 발견한 펜촉. 시험삼아 주문해봤어요. 가격은 기존에 사용하던 제품보다 조금 더 싸고, 긁힌다는 후기도 거의 없었어요. 타사 필름을 사용해서 그렇다~는 답변을 받은 거 한두개 정도.

특히 첫번째, 세번째처럼 생긴 펜촉은 흔한 반면 가운데처럼 생긴 펜촉은 거의 못 봤어서 이걸 꼭 사보고 싶더라구요.

제품을 받아서 몇 자 적어본 결과,
견고하다고 해야 하나...제품 자체의 완성도, 딱 떨어지는 느낌, 마감, 디자인 면에서는 기존 사용 제품(낼나)이 더 좋았고요
가격 면에서 저렴하고 무난하게 쓸만한 제품은 이쪽이었어요. 가성비 아이템이라는 느낌. 이 펜촉 제조사의 필름을 붙이고 테스트한게 아니라서 필기감이 조금 이상했는데, 필름을 바꾸면 느낌이 다를 것도 같아요.

요즘 굿노트로 글자를 많이 적고 있어서, 글자 쓸 때에는 가운데 펜촉을 사용하고 그림 그릴 땐 오른쪽 펜촉을 사용할 것도 같아요. 얼떨결에 집에 펜촉에 세개인 사람이 되었는데, 뭐가 더 오래 가고 좋을지 한번 비교해보도록 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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