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월 셋째주 주말에는 지인분의 생일을 축하할 겸 놀러가서 이틀 자고 왔어요. 잘자리를 제공하고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내주신 배놈님께 감사합니다...! 다른 사람 집에 들러서 잠을 잔다는 것 자체를 잘 안 하는 편이라 두근거리면서 갔어요. 다른 환경에서는 잠을 못자거나, 불편해하는 건 아닌데... 어릴 때 부터 늦은 시간에 남의 집에 있으면 민폐다. 라고 가르침을 받아와서 초등학교 고학년 이후로는 잘 안가게 되더라구요. 성인이 되고 나니 오히려 기회가 많이 생기는 것 같네요.
하루종일 쉼 없이 떠들고, 간식도 먹고 차도 마시고 정말 즐거웠어요. 카페 Gravitate에 갔었는데, 사과모양 케이크 비주얼이 정말 압도적이었어요. 눈도 즐겁고, 크림은 부드러운데 안에 사과 잼 혹은 셔벗 같은 게 들어있어서 맛있었어요. 일부러 차갑게 냉장해두었는지 약간 사각거리는게 좋았음.
하지만 케이크보다도 마음에 들었던 건 뉴턴커피였는데, 라떼 위에 애플크림이 올라가 있었어요. 커피에 사과라니, 이상하지 않으려나? 했는데 생각 이상으로 괜찮았음! 커피, 특히 아메리카노를 마시면 흔히 '입에서 X내 난다'라고 표현하잖아요. 입에 남는 커피 냄새나 쓴 맛이 유쾌하진 않다고 생각하는데 사과크림이 산뜻하게 잡아줘서 인상깊었어요.
어린 시절의 대부분을 북부권서 보냈기 때문에 경기 동남부는 아직 모르는 동네가 정말 많거든요. 기억도 안 날 정도로 어렸을땐 어땠을지 모르겠어도, 머리 크고 나서는 처음 밟아보는 행궁동이었어요. 예전 일기에도 적었지만 사람이 꾸준히 돌아다니고 일부러 다양한걸 접하지 않으면 나의 세상도 좁아지고 보는 눈도, 느끼는 감각도 굳어가는 것 같아요.
맨날 가던 곳만 가다 보면 이런 곳에 발 들일 일도 없었을 테고, 사과크림이 올라간 라떼도 경험해보지 못했을 거예요. 커피와 과일 조합이 제법 괜찮을 거라는 생각도 못했겠죠. 더 부지런히 다니면서 좋아하는걸 늘려야겠어요.
두 날 모두 너무 신나게 놀아서 사진이 거의 안남았네요. 다같이 쿠키를 나눠먹고, 아이패드로 게임을 하기도 하고 몸이 아플 때 까지 시끄럽게 웃기도 했어요. 정말 즐거웠다! 오랜 추억이 되겠어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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